2009 유랑기/또 다시 신들의 나라로..Nepal

안나푸르나 라운딩 11일차(上): 하이캠프~토롱라패쓰

大魔王 2010. 5. 19. 00:15

어제 일찍 잠들어서 그런지…아님 더워서인지…잠에서 깨어난다…새벽 1시 30분~~!!

묘한 설레임과 긴장감이 흐른다…이상하게 몸의 컨디션은 좋다…이 추운 날씨에 우리만 덥게 잔다는 희열 때문인지 묘한 기쁨도 있다.

어느 정도 충분히 잠을 자서 그런지 꼭 자야돼는데…뭐 이런 불안도 없다…기분좋은 불면을 느끼면서 다시 잠을 청한다…아마 3시쯤 다시 잠에 들었던거 같다.

 

4시 30분 다시 깨어난다…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이다…결전의 날이다~~!!!

 

식당으로 가서 어제 주문한 식사가 준비되는지 확인하러 들어 갔는데 몇몇 여행자들이 벌써 일어나서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어제 저녁 어쨌냐고 물으니 추워서 뒈지는 줄 알았단다…ㅋㅋㅋ 짜식들 그러게 돈을 좀 쓰지~~!!

여행자들 얼굴은 전쟁터에라도 나가는 것 처럼 사뭇 비장하다…말들도 별로 없다.

아침 식사로 마지막 동결 건조국인 육계장과 밥…그리고 티벳탄 빵 먹는다.

 

식사 사이에 몇몇이 무리를 지어 먼저 떠나간다…서로 비장하게 인사한다…꼭 묵띠나뜨에서 다시 보자~~!!

5시 40분 우리도 출발한다…그동안 수고했다 대마왕~~!! 꼭 성공하자~~!!



 

 

 

날씨는 미친듯이 춥다…다행히 달빛과 눈으로 인해 렌턴을 사용하지 않아도 발밑이 보일 정도는 된다…그래도 몇몇 길들은 심하게 얼어있고 그 오른편은 낭떨어지 인지라 위험하게 느껴진다…뭐 그래도 여기서 굴러 떨어져서 죽었다는 애기는 들은 적이 없으니…조금은 안심이 된다.

그래도 좁은 얼음길에 경사마저 만만찮으니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고산에서 느끼는 나를 누루는 압력이 긴장감과 함께 나를 누른다.

천천히 길을 걷는다…산 저편에 몇개의 랜턴들과 소리가 들린다…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팀이다…속도는 우리보다 빠르다…우리와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6시 30분쯤 드디어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어둠이 걷어진다…그때 갑자기 나타난 주변의 풍경들이란~~!!

 

 

 

 

 

오늘의 코스는 우선 하이캠프(4925m)에서 시작해서 최고점인 토롱라패쓰(5416m)를 거쳐 묵띠나뜨(3760m)로 가는…이번 라운딩 최대의 하일라이트이다.

500m만 올라가면 되는 길이지만…아마 내 생애 최고로 힘든 코스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그리고 1650m를 단숨에 내려가야 한다.

 

 

 

 

 

중간에는 몸을 녹이거나 쉴수 있는 곳이 한곳도 없다…성수기에는 토롱라 패쓰 마지막 경사 밑에 찻집 하나가 있어서 거기서 몸을 녹이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이다.

그 이후에도 묵띠나뜨에서 40분정도 위쪽에 숙소와 찻집이 있다고 하지만 아무튼 그 역시도 1500m정도를 내려가야 나오는 곳이다.

 

한마디로 무조건 올라가서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못한다는 것은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고…그건 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이캠프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도전 할 수도 있겠지만…어제 있어 본 하이캠프에서 하루 더 있어야 한다는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무조건 넘어가는게 최선이다.

 

 

 

 

하이캠프에서 토롱라패쓰까지는 대체적으로 3시간 정도를 예상한다…평지는 거의 없고 계속되는 경사길이다.

500m를 올리기만 하는데 3시간이 걸린다는 것…그만큼 걷기가 힘든 길이다는 거다.

 

 

 

 

 

부지런히 호흡에 신경쓰면서 오른다…중간에 쉬지를 못한다…쉬면 금새 몸이 얼어 붙는다…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 한다.

 

 

 

 

 

 

싸부님이 계속 뒤로 쳐지신다…괜찮냐고 수신호를 보내면 괜찮다는 표시를 하시긴 하는데 움직임이 많이 더디시다.

그렇다고 기다리기엔 너무나 춥고…내려가서 상태를 보기엔 다시 올라올 엄두가 안난다…믿고 가는 수 밖에 없다.

 


 

 

 

 

 

 

이제 날이 슬슬 밝아 오는 모양이다…햇볕이라도 있으면 좀 추위가 덜하련만…사진을 찍기 위해 오른손은 얇은 장갑을 꼈는데 손이 얼어 들어가는 느낌이다.

 

 

 

 

 

저 길을 올라 왔다…생각보다 길이 좁고…생각보다 옆의 낭떨어지는 위험하다.

 

 

 

 

 

 

 

 

 

 

 

 

 

 

 

 

 

 

 

 

 

 

 

아직도 내 주변은 햇볕이 들지 않고 있다…무서운 추위다…군대 동계훈련도 이렇게 춥지는 않았는데…난 왜 이런 고생을 돈내면서 하고 있지???ㅡ,.ㅡa

 


 

 

 

 

 

 

 

 

 

 

드디어 찻집에 도착~~!!

역시나 문은 닫혀 있다…운영하진 않더라도 문을 열어 두었으면 그 안에서 추위라도 피할 수 있으련만 매정하게 문을 걸어 잠궈두었다.

건물 뒷편에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을 찾아 거기서 싸부님을 기다렸다가 상태를 체크한다.

얼마 후 싸부님 도착~~!! 괜찮으시냐고 물으니 괜찮으시단다…그래도 얼굴은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무조건 올라가서 토롱라 패쓰에서 기다리기로 한다…무조건 거기서 보고 거기서 가지고 있는 초코파이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내려가기로 한다.



 

 

 

 

저기를 올라야 한다…ㅡ,.ㅡ;; 밑에서라면 부담없는 경사이지만 이 높이에서는 미쳐버릴거 같은 경사다.

그래도 올라야 한다…자~~출발~~!!


 

 

 

 

 

 

 

 

 

 

 

 

 

 

 

 

 

 

 

 

 

 

오오~~드뎌 햇볕이 들기 시작할 모양이다~~!!


 

 

 

 

 

 

 

이제야 주변이 모두 햇볕에 노출되고…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경치에 잡설을 섞으면 품격 떨어질거 같으니 줄인다…감상하시라…호흡은 거칠게 하면서~~^^;;


 

 

 

 

 

 

 

 

 

 

 

 

 

 

 

 

 

 

 

 

 

 

 

 

 

 

 

 

 

 

 

 

 

 

 

 

 

 

 

 

 

 

 

토롱라패쓰로 가는 길임을 알려주는 폴대다…저 폴대만 쫓아 가야한다.


 

 

 

 

혹시 남극이 이런 풍경일까???

 

 

 

 

 

 

 

 

이 사진을 보니 지금도 심장이 터질거 같다…ㅡ,.ㅡ


 

 

 

 

 

 

 

 

 

 

이제 대충 토롱라패쓰가 나와야 할거 같은데 전혀 그런 기미가 없다…야~~고마하고 이제 좀 나온나~~!! 이러면서 계속 오른다.

 

 

 

 

 

 

싸부님이 시야에서 벗어난지 좀 되었다…음…기다려야 하나???

조금 페이스를 늦춰도 보고 잠시 기다려 보기도 하지만 나타나지 않는다…음…ㅡ,.ㅡ

우선 올라가자 올라가서 기다리자…그럼 싸부님이 아니더라도 다른 여행자라도 도착할 것이고 그들에게 싸부님 상태를 묻고 그 이후를 결정하자~~!!


 

 

 

 

 

 

 

 

 

 

 

폴대가 나타날 때마다 희비가 엇갈린다…우선 폴대를 보니 반갑기는 한데…저기까지 가도 정상이 아니다는데 힘이 빠진다.


 

 

 

 

 

 

 

 

 

 

 

 

 

 

 

 

잉??? 전방에 초르텐 등장~~!! 오오~~드뎌 토롱라 패쓰???


 

 

 

 

페이크다…ㅡ,.ㅡ 속았다…다리 힘이 탁~~풀린다…왜 저런걸 만들어 서리…ㅡ,.ㅡ

그래도 어쩔수 있나??? 다시 힘을 내어서 오른다~~!!

 

 

 

 


 

 

 

 

 

 

 

 

 

 

 

 

 

 

 

 

 

 

 

 

 

 

 

 

 

 

 

 

 

 

 

오오~~저기도 뭔가가 있다…혹시????

 

 

 

 

역시…ㅡ,.ㅡa


 

 

 

 

 

 

 

 

 

 

 

 

 

 

 

 

 

 

 

 

 

 

잉?? 저기 뭐여?? 초르텐이다…아까와는 차원이 틀리게 크고 화려하다…이번 껀 정말이겠지??


 

 

 

 

정말이다…드뎌 토롱라 패쓰에 도착했다~~!!ㅠㅠ

그때 그 감격이란….ㅠㅠ


 

 

 

 

여기가 토롱라 패쓰임을 알려주는 이정표~~!!

3시간 30분의 사투 끝에 드디어 대마왕 토롱라 패쓰에 우뚝서다~~!!


 

 

 

 

토롱라 패쓰 넘어로 우리가 내려가야할 방향으로 다울라기리가 놓여져 있다.


 

 

 

 

고도 5420m 대마왕이 발로 밟은 최고로 높은 곳이다…자랑스럽게 저 기록은 아직도 저 시계에 저장되어 있다.


 

 


 

 

 

 

싸부님을 기다린다…춥다…바람을 피해 건물 뒷쪽 양지 바른 곳으로 간다.

딱 한 포인트만 바람이 없고 햇볕이 든다…거기 앉아서 기다린다.


 

 

 

 

배고프다…초코파이가 먹고 싶다…근데 초코파이는 싸부님이 들고 있다…기다린다.


 

 

 

 

내려갈 묵띠나뜨 방향에 다울라기리 봉들…예전 부터 많은 종교의 사람들이 수행을 하던 곳이다…성스러운 산~~!!

4년전 묵띠나뜨에 갔을 때는 다울라기리를 밑에서 바라 봤는데 이번은 위에서 바라본다…위에서 보니 성스럽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한 사람이 올라 온다…젊은 영국 녀석이다…올라온걸 축하해주고 우리 싸부님 봤냐고 하니 봤단다…괜찮아 보이시더냐 하니 괜찮아 보이신단다…언제쯤 도착하실 거 같냐니 30분쯤 후에 도착하실거 같단다…흠…다행이다…기다린다.

 


 

 

 

30분 후 쯤…어제 그 프랑스 할머니 두분도 포터를 대동하고 등장하신다…울 싸부님 봤냐니 봤단다…괜찮고 30분 후면 도착하실거 란다…잉???

우째 똑같은 말을…뭐 그래도 괜찮아 보이신다니 다행이다…기다린다.


 

 

 

 

 

30분후 호주인 조지 등장~~!!

싸부님에 대해 똑같은 소리를 한다…괜찮으시고 30분 후에 도착한단다…이런 같은 소릴 3번 들으니 불안해 진다.

1시간 30분을 기다린다…담배만 피워 댄다…배고파 뒈지것다…춥고 배고프고…ㅡ,.ㅡa

조지가 담배 있냔다…인심좋게 건넨다…조지는 나에게 비스켓을 준다…그걸로 우선 허기를 속인다.

 

슬슬 걱정이 된다…이거 내가 내려가 봐야 하나??? 조지가 조금만 참고 기다려 보란다…근데 추워서라도 움직여야 할듯하다…만약 다음에 올라오는 사람마저 똑같은 애기를 한다면 내려가 봐야 할듯하다…초조히 기다린다~~!!